우리집은 개미굴같다.
요리조리 어둡고 긴 복도를 따라가면 각각 방이 나온다.
처음에 왔을땐 적응하기 참 어려웠다.
나무로 만든 집인데 다가 오래되어서 이상한 냄새가 집 자체에 베어있어
거부감과 함께 개미굴 같아
이게 뭐지. 도대체 뭘 해먹으면 이런냄새가.. 하며 싫었는데.. 지금은 편안하다.
그런 집의
어두운 복도를 걷다보면
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해진다.
비어있는 부분에 묵직한 무언가 채워지는 그런..
내방 가지각색의 가구도 참..
불협조화도 이런불협이 없을것 같은데..하며 싫다가도
내 키보다 높게 자리잡은 긴 창문
살랑살랑 바람이 불때마다 버티칼 사이로 보이는 달이
어느 날 보면
영화의 한장면을 본것 처럼 전율이 느껴진다.
내방. 내 공간.
타향살이 중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내 자리.
이런 방에서 난 왜 이런생각을 하는걸까.
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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